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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코로나19 극복에 나선 여성 CEO들

국내외 경기가 얼어붙은 요즘, 여성 특유의 섬세한 경영 감각으로 코로나19 극복에 앞장서는 여성 CEO들이 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북부지회 신춘자 회장과 비와이인더스트리 이정한 대표다.

“지금이 더 큰 시련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
이정한 비와이인더스트리 대표


1988년 ‘백양 스텐레스 상사’로 출발한 비와이인더스트리는 발전 설비, 구조용 금속 제품 등을 제조하는 강소기업이다. 2001년 법인 전환 이후 이듬해 이정한(57) 대표가 취임했으며 2008년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 2012년 국무총리 표창을 받으며 탄탄하게 성장해나갔다.

한국남부발전·한국남동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동서발전 등 발전 공기업 5개사의 정비적격업체 인증도 차례로 획득했다. 이 대표는 금속 원자재 분야에서는 흔치 않은 여성 CEO로 꼽힌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땐 여성이라 어려움이 많았어요. 금속 원자재 분야에서 여자 대표는 거의 없었으니까요. 30대부터 트럭을 몰고 다니면서 일했는데, 나이를 물어보면 50대라고 올려서 대답했죠(웃음). 모르는 게 있으면 누구에게든 물어보고 배웠어요. 가끔 등에서 땀이 흐를 정도로 긴장되긴 했지만, 그 덕분에 배우면서 발전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호방함이 느껴지는 목소리와 시원시원한 대답에서 그가 지난 시간을 얼마나 씩씩하게 헤쳐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의 이런 점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해나가는 데도 십분 발휘되고 있다.

“우선 운전자금을 일부 확보해놓았어요. 중소기업 진흥공단에서 운전자금을 받으려고 했는데 7년 미만 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어렵더라고요. 다행히 지난해 수출 실적으로 대출이 가능했습니다. 그동안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들 월급은 하루도 미루지 않았어요. 언제 어디서 리스크가 생길지 모르니, 위기가 닥쳤을 때 최저 급여라도 지급할 수 있도록 몇 달간의 자금 확보가 최우선일 것 같아요.”

이 대표는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제공할 마스크 확보가 먼저였다.

“새벽에 출근해 늦은 시간 퇴근하는 직원들은 사실상 마스크를 구입할 여력이 없어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기 전 주변 약국을 돌면서 마스크를 확보한 덕분에 일주일에 4개 정도는 지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가 걱정이에요. 그래서 마스크가 다 떨어질 것을 대비해 항균성 원단으로 만든 천 마스크를 2천 개 주문해놓았습니다.”

외근을 다녀온 후에는 시간 차를 두고 식사하게 하는 등 직원들의 식사 중 감염을 막기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특히 회사의 중추인 설계실 직원들은 배식을 받아 따로 휴게실에서 먹도록 하고 있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사람과 신뢰입니다. 기술이 부족하면 돈을 투자하여 메꿀 수 있지만 이 2가지가 무너지면 사업이 안 되기 때문이죠.”

이 대표의 경영 철학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직원들을 회사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신뢰를 쌓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공기업 영업을 6~7년 정도 했는데 쉽지 않았어요. 신뢰를 쌓기까지 매출이 없어도 찾아다니면서 ‘우리 제품을 이용해 보라’고 설득했습니다. 여성 기업이라 기술력을 요하는 일을 하면 배제되기 쉬운데, 기술을 인정받고 나면 큰 산을 넘은 것이지요.”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10~2012년에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장을 맡아 여성 기업을 살리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여성 기업인들은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놓고도 마케팅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이 협회의 도움을 받아 판로를 개척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어요.”

비와이인더스트리는 이제 다음 세대를 준비하며 아프리카 케냐에서 커피 공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케냐에 커피 공장을 세우고, 자사의 기계를 투입해 진행하는 사업이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잠시 정체됐지만, 이 대표는 이를 위기라 생각하지 않는다.

“32년 동안 사업을 하며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이게 아니면 더 큰 시련이 닥쳤을 텐데, 이 작은 일은 더 큰 시련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다!’라고 생각해왔어요. 지금은 사스와 메르스 때보다 더 힘든 상황이 맞지만, 앞으로 더욱 위험한 유행성 감염병이 올 수도 있거든요. 저는 이번 기회에 2인실인 외국인 기숙사를 1인실로 바꾸려고 하고,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원들을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일을 더 큰 위기 극복의 계기로 삼아, 어떤 사태든 이겨낼 수 있는 내공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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